지난 22일 경기 이천의 한 햄버거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고래회충(anisakiasis)이라 추정되는 것이 발견됐다. 이를 신고한 고객은 복통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모 대학 연구팀이 햄버거의 이물질을 분석한 결과 이를 ‘고래회충’으로 추정했다. 햄버거 업체는 “생선 살을 다져서 패티를 만드는 과정에서 엑스레이 같은 검출기를 통해, 고래회충과 미세한 가시 등의 이물질을 식별하고 제거하지만, 간혹 제거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고래회충이 뭐길래고래회충은 고래와 돌고래, 물개 등 해양 포유류의 위장에 기생하는 선충류의 유충을 통칭하는 말이다. 그러나 해양 포유류 외에도 우럭, 광어, 연어 등의 어류에서도 기생한다.고래회충은 생선을 회로 먹을 때 감염된다. 단, 싱싱한 생선을 회로 뜰 때 바로 내장을 제거한다면 회를 먹어도 감염되지 않는다. 신선한 생선에서는 고래회충이 주로 내장 속에 기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생선이 신선하지 않으면 고래회충은 생선 살 속으로 파고들어 회를 섭취하면 감염될 수 있다. 따라서 생선이 신선하지 않거나, 신선한 생선에서 내장을 제거했을 때 사용한 도마와 칼을 깨끗이 씻지 않은 채로 회를 썰면 고래회충을 섭취할 우려가 있다.
고래회충 먹으면? 복통과 구토 생길 수 있어보통의 기생충은 인체 내에서 산란을 통해 번식하여 우리 몸은 거부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이와 달리 고래회충은 체내에서 번식이 불가능해 우리 몸은 회충이 들어오면 격렬한 거부 반응을 보인다. 고래회충은 강력한 위산을 피하려고 위벽을 뚫고 나오거나 다른 장기로 이동한다. 머리가 뾰족하고 날카로워 위벽을 뚫고 복강 내로 들어가기에 최적화된 구조인 것. 이때 감염자의 몸에 통증을 유발한다. 생선회를 먹은 후 1~12시간 이내에 바늘로 콕콕 찌르는 듯한 격한 복통이나 구토 증상이 있다면 고래회충 감염을 의심해야 한다. 고래회충은 위벽을 공격하다가 쉬기를 반복해 통증이 가라앉았다 극심해지고는 한다. 간혹 출혈과 설사 증상을 보일 때도 있으니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특히 발병 처음에는 식중독과 증상이 매우 유사해 치료를 미룬다면 위염, 위궤양 등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심할 경우 장폐색이나 쇼크사까지도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어떻게 예방, 치료해야 할까고래회충 감염을 예방하는 유일한 방법은 60도 이상의 온도로 1분 이상 가열하거나 -20도 이하로 얼린 생선을 섭취하는 것뿐이다. 높거나 낮은 온도에서 고래회충은 사멸하므로 생선을 익히거나 얼려 먹는다면 감염으로부터 안전하다.고래회충은 구충제를 먹어도 치료할 수 없다. 회충을 제거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내시경이다. 회충 대부분은 눈에 보이는 크기라 발견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고래회충이 이미 위벽을 뚫고 나갔다면, 개복 수술을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