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115개국 12만8,013명 수술 환자 데이터 분석수술 전후 코로나 걸리면 혈전 위험 4.4배↑코로나 환자, 혈전 발생하면 사망률 5.5배↑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외과 환자들이 수술 후 혈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버밍엄대 엘리자베스 리 박사의 연구팀은 115개국 병원 1,630곳의 12만8,013명의 환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환자들이 수술 후 정맥 혈전색전증(vte·venous thromboembolism)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정맥 혈전색전증(vte)은 수술 합병증으로, 정맥에 혈전이 생기는 증상이다. 하지의 심부정맥, 장간막정맥, 문맥 등에 생기기 쉬우며 수술, 분만, 장기외상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혈전은 혈관 속에서 피가 굳어진 덩어리를 의미하는데, 외과 환자들의 정맥에 이러한 혈전이 발생할 경우 사망까지 이르게 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수술 후 vte 발생률은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은 환자의 경우 10만 명 당 500명으로 0.5%에 그쳤다. 반면 수술 전후(수술 전 7일~수술 후 30일)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의 경우 10만 명 당 약 2,200명으로 2.2%에 달했다. 코로나19 감염자의 경우 수술 후 혈전이 발생할 확률이 4.4배 높은 것이다. 코로나19에 걸렸다고 평생 수술을 받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연구에 따르면 수술 1~6주 전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의 경우에는 vte 발생률이 10만 명 당 약 1,600명으로 1.6%, 그리고 수술 7주 이상 전에 판정 받은 경우에는 10만 명 당 약 1,000명으로 1.0%까지 떨어진다.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정맥 혈전색전증이 발생할 확률이 증가한다. 수술 환자는 이미 일반인에 비해 기동성 부족과 수술 상처 및 전신의 염증으로 인해 vte 발생 위험이 높기 때문에 이에 더하여 코로나19에까지 감염될 경우에는 vte 발생 위험이 훨씬 더 커질 수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환자에게 vte가 발생하는 것은 매우 치명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환자에게 vte가 발생하는 경우 사망률이 40.8%로 vte가 발생하지 않을 경우의 사망률인 7.4%에 비해 5.5배나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수술은 인위적으로 몸에 상처를 내는 것이기 때문에 출혈의 위험을 증가시키며, 혈액역학과 응고체계를 변화시킬 수 있는 일련의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연구 공동 저자인 애닐 뱅구(aneel bhangu) 박사는 “수술 후 환자의 관리에는 vte 예방과 치료를 위한 재활이 포함되어야 한다”며 “최상의 프로토콜을 정의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